스즈메 이야기
일본 규슈의 고요한 마을에서 생활하고 있는 소녀 '스즈메'. 미지의 문을 찾아서 여행 중인 청년 '소타'를 어느 날 만납니다. "이 근처에 폐허를 알고 있니? 나는 문을 찾고 있어." 그런 소타를 쫓아 산속에서 폐허를 발견합니다. 폐허 안에서 찾은 낡은 문. 호기심에 그 문을 열었더니 마을에 거대한 재난이 찾아옵니다. 가문 대대로 재난을 봉인하는 일을 해온 '소타'를 도와서 간신히 문을 닫는 데 성공하는 '스즈메'. 문을 열면 엄청난 위기가 닥쳐오니, 반드시 닫아야만 한다는 사명감으로 열심히 문단속을 합니다. 그렇게 소타와 스즈메는 합심으로 위기를 막았다는 안도감도 잠시입니다. 그들 앞에 수수께끼의 고양이 '다이진'이 등장합니다. 아주 귀엽고 깜찍합니다. 그런 고양이가 사실은 무시무시한 능력이 있습니다. 눈앞에 보인 '소타'를 금세 아동용 작은 의자로 바꿔버립니다. 그리고 일본 각지에 있는 폐허안에 재난의 문. 그 문들을 열고 다닙니다. 폐허안에 문들이 열리기 시작하자 '스즈메'는 의자로 변한 '소타'와 함께 세상을 구하기 위한 긴 여정에 나섭니다. 꿈인 줄 알았는데 꿈이 아니었습니다. 규슈, 시코쿠, 도쿄, 고베에 닥친 거대한 재난을 막기 위해서 이들은 필사적으로 문을 닫습니다. 그러던 중 어릴 적 고향에 도착한 '스즈메'는 그동안 잊고 지냈던 진실과 마주하게 됩니다. 과연 그 진실은 무엇일까요? 이들은 무사히 세상을 구할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기대할만한 포인트
이 영화는 마법과도 같은 판타지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이전에 크게 흥행했던 <너의 이름은>, <날씨의 아이> 이후에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또 한 번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관객들을 찾아왔습니다. 세상이 마주한 재난을 유일하게 막을 수 있는 문. 우연히 그 문의 존재를 알게 돼버린 주인공의 이야기입니다. 아름답고 황홀한 풍경들, 아기자기한 일본이 배경입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 특유의 아름다운 색채가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다채로운 분위기의 영상미가 돋보이면서도, 각각 다른 매력을 가진 캐릭터들의 앙상블이 매력적입니다. <스즈메의 문단속>은 문 건너편에 존재하면서도 세상에 등장하면 커다란 지진을 일으킬 힘을 지니고 있는 미미즈를 이야기합니다. 여기에 평범한 사람들과 달리 미미즈를 보는 것이 가능한 스즈메의 여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정확히는 아동용 의자로 변해버린 '소타'를 원래 모습대로 돌려놓고, 재난을 뿌리고 다니는 미미즈를 막으려 애쓰는 여정입니다. 사람들을 위험에 빠트리는 재난, 그리고 그것을 아이러니하게도 다채로운 색감의 영상미로 표현합니다. 결국 <스즈메의 문단속>은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라는 사람을 하나의 장르로 표현한 결정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만큼 적당히 유쾌하고, 알맞게 활기차고, 생각해 볼 수 있는 메시지도 있습니다. 여러모로 무난한 성격의 영화였다고 생각됩니다. 워낙 닮은 듯 또 다른 영화들을 내놓았던 감독이지만 그 안에 따뜻한 공통점도 있습니다.
소재가 주는 위로
<너의 이름은>에서는 혜성이 등장합니다. <날씨의 아이>에서는 기상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이번에 개봉한 <스즈메의 문단속>에서는 지진에 관한 이야기를 다룹니다. 이 영화는 그동안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내놓은 다수의 영화들과 닮은 듯하면서도 다른 면이 있습니다. 각각 다른 소재이지만, 큰 틀에서 바라보면 일본에서 자주 발생하는 재난을 소개로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이 영화는 재난을 겪어낸 후 폐허가 되어버린 일본 각지를 비추며 배경으로 합니다. 행복한 일상을 보냈던 추억의 공간이었으나 각각의 이유로 사람들의 발길이 끊긴 공간들이 배경입니다. 지금은 폐허가 되어버렸지만 이곳에서 삶을 살았던 이들의 목소리에 집중합니다. 재난을 막으며 문단속을 하는 스즈메. 소타를 도우며 변해가는 여러 가지를 보여줍니다. 이런 과정들을 통해서 <스즈메의 문단속>은 우리를 위로합니다. 의도하지 않은 사건으로 어느 날 상실의 아픔을 겪은 이들에게 치유를 전합니다. 극장에 방문할 시간이 된다면,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찾아볼 수 있는 특유의 영상미를 즐겨보시길 바랍니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여행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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