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줄거리 요약
서른세 살에 남편을 잃은 신애는 어린 아들 준과 함께 남편의 고향인 밀양으로 갑니다. 이미 그녀는 너무나 많은 것들을 잃었습니다. 피아니스트의 희망도 잃고, 남편에 대한 꿈도 잃은 후입니다. 이 작은 도시에서 그녀의 특기를 살려 작은 피아노 학원을 열었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새로운 시작을 합니다. 그러나 관객은 이내 그녀의 울음소리를 듣게 됩니다. 그녀의 하나뿐인 아들마저 유괴되고 맙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우리는 그녀가 던지는 질문에 부딪힙니다. 당신이라면 이래도 살겠습니까? 숨 쉬는 의미를 찾아서 헤매는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며 우리는 새로운 신애(전도연)를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 밀양 외곽에서 카센터 사장 종찬(송강호)은 신애를 처음 만납니다. 신애의 차가 고장으로 멈춰 있었습니다. 마주치는 순간 종찬의 삶에서 신애는 지울 수 없는 삶의 일부가 되어버립니다. 종찬은 밀양과 닮아 있습니다. 잔잔한듯하지만 속물스럽고 또 순진한 모습도 있는 남자입니다. 마을 잔치나 상갓집에 가면 꼭 참석하는 종찬은 어느덧 신애의 삶에도 녹아있습니다. 힘겨운 삶의 고비를 넘는 신애의 곁에 종찬이 그림자처럼 머물러줍니다. 엉뚱하지만 대부분 따뜻하게 곁을 지키며 그녀가 언젠가는 자신을 바라봐주길 기다립니다. 이들의 닿을 듯 말듯한 마음은 이 영화에서 어떻게 표현되는지 함께 봅시다.
2. 최고의 배우들
배우 전도연과 송강호의 깊이 있는 최고의 연기를 볼 수 있습니다. 영화 속에서 아들을 잃은 뒤에 가슴을 치며 우는 전도연의 연기를 보면, 보는 사람들도 저절로 감정이입이 되어 눈물이 흐릅니다. 이 배우가 아니고서는 도저히 해낼 수 없을 것만 같은 폭발적인 연기를 보여줍니다. 나중에 인터뷰 한 것을 보면, 그 영화를 찍을 당시에 전도연 배우가 심적으로 상당히 힘들어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영화속에서 극심한 고통을 느끼는 기혼여성 신애가 느끼는 감정을 미혼인 전도연 배우가 표현하기가 힘들었다고 얘기했습니다. 그래서 영화 촬영 중에도 캐릭터를 다양하게 이해하기 위해서 충분히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합니다. 그녀 옆에 송강호 배우도 대단한 연기를 보여줍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전도연의 연기만큼 송강호 배우의 연기에도 감탄을 하게 됩니다. 지독하게 아픈 신애 옆에서 그림자처럼 함께 하는 종찬을 훌륭하게 연기합니다. 호탕하게 웃으며 종찬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는 게 사랑스럽고 매력적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더욱 신애의 아픈 마음을 치유해 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3. 밀양에 대해
대한민국 문화관광부 장관으로 지냈던 이창동 감독의 작품입니다. 오아시스, 초록물고기, 박하사탕 등 독특한 작품으로 관객들을 만납니다. 이창동 감독은 이 영화로 2007년에 프랑스 칸 영화제 장편 영화 경쟁 부분에 초청되었습니다. 여주인공 신애역할을 맡았던 배우 전도연은 한국배우 최초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습니다. 이창동 감독이 세운 파인하우스필름에서 처음으로 제작한 영화입니다. 150만 관객을 동원하였습니다. 원작은 이청준 작가의 1985년 소설입니다. 제목은 <벌레 이야기>입니다. 저자는 1980년 11월에 일어났던 이윤상 유괴 사건을 얘기하고 있습니다. 그것을 통해 이 사건이 소설의 모티브가 되었을 것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4. 총평 그리고 감독의 견해
종교를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를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같은 종교를 두고 왜 누구는 믿고, 누구는 믿지 않는지에 대해 다양하게 생각해 볼 수 있는 영화입니다. 여러 인터뷰에서 이창동 감독이 밝혔습니다. 이 영화는 종교에 초점을 맞춘 게 아니라 인간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막연히 종교에 대해서 험담하는 영화가 아닙니다. 신의 존재를 부정하는 영화도 아닙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종교에 대해 성찰하는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종교가 있는 분들은 보기 불편해하는 면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러 사이트에 남겨진 리뷰를 보면서 느꼈습니다. 삶의 다양한 모습과 그것을 받아들이는 다양한 방식들에 대해서도 볼 수 있습니다. 잔잔한 호수에 돌이 던져졌을 때의 파장에 대해서 고민해 보게 됩니다. 삶이라는 잔잔한 호수에 죽음이라는 돌이 던져졌습니다. 신애는 처절하게 무너집니다. 도저히 회복될 수 없을 것 같은 시간이 지나고 결국은 햇빛 아래에서 다시 마음을 바로 세웁니다. 그 곁에는 햇빛 같은 종찬도 함께 합니다. 나의 일상의 평범함과 감사함에 대해 잔잔하게 되뇌어보게 되는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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