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적인 가족사의 시작
조선의 왕 '영조(송강호)'는 재위기간 내내 논란에 시달립니다. 천민의 자식이었던 영조는 왕위계승의 정통성에 끝없이 시달립니다. 또한 자신의 형이었던 '경종'을 남들 몰래 독살하였다는 소문에 평생 시달렸습니다. 그래서 '영조(송강호)'는 완벽한 왕이 되기 위해서 끊임없는 노력을 합니다. 학문적으로도 누구보다도 뛰어나고 싶어 했고, 예법에 있어서도 한치의 어긋남이 없도록 신경 씁니다. 그런 그에게 늦둥이 아들이 생깁니다. 바로 '사도세자(유아인)'입니다. 아들 '사도세자'만은 모두에게 사랑받고 인정받기를 바랐지만, 그런 그의 기대와는 달리 어긋나는 아들의 모습에 실망합니다. 성군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아들이 어렸을 때부터 엄하게 교육을 시킵니다. 완벽함을 끝없이 요구합니다. 놀이보다는 공부에 매진하도록 책상 앞에 잡아둡니다. 아버지의 사랑을 충분히 받아야 할 어린 나이에, 항상 꾸지람을 들었던 '사도세자(유아인)'는 점점 아버지와 거리를 둡니다. "언제부터 나를 세자로 생각했습니까? 자식으로 생각하기나 합니까?"라고 아버지 '영조(송강호)'에게 화를 냅니다. 태어날 때부터 남다른 총명함을 지녔던 '사도세자'. 아버지의 바람대로 완벽한 아들이 되고 싶지만, 노력하는 자신의 진심을 몰라주고 야단만 치는 아버지가 밉기만 합니다. 왕과 왕자로 만나, 아버지와 아들의 정을 나누지 못한 이들의 운명. 역사상 가장 비극적인 가족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송강호
조선의 21대 왕을 연기한 송강호. 1762년에 영조는 사도세자에게 칼을 주면서 스스로 죽으라고 말합니다. 아들이 이말을 거부하자, 영조는 사람을 가두는 '뒤주'를 가져오라 명합니다. 오직 아버지의 다정한 눈길 한 번, 따뜻한 말 한마디만을 바랐던 사도세자. 그런 아들을 아버지는 뒤주에 가둬버리고 맙니다. 참으로 충격적입니다. 250년 전. 왕이 세자를 죽인 사건입니다. 아버지가 아들은 죽인 셈입니다. 어떤 역사 안에 이런 비극이 있을까요? 조선 시대에 있었던 비극적인 사건을 재조명하게 됩니다. 이 영화를 만든 감독 '이준익'은 역사적인 사실보다는, 그 안에 아버지와 아들이 이야기하는 가족사에 중점을 두었다고 합니다. 인간적인 시선으로 바라본 조선의 역사. 그 안에 담겨있는 아버지와 아들의 가족사로 새롭게 표현해 낸 것이 좋았습니다. 뒤주에 갇힌 아들의 죽음을 확인하는 아버지 영조. 신하들이 없는 틈을 타서 뒤주에 가만히 손을 넣어봅니다. 그리고 아들의 코에서 더 이상 숨이 느껴지지 않자, 영조는 그제야 뒤늦은 후회를 합니다. 목소리도 제대로 나오지 않는, 억누르는 울음이 정말 슬펐던 장면입니다. 송강호가 아니라면 이런 연기가 가능했을까 싶습니다. 처음으로 맡은 왕역할이었습니다. 역시 그는 국민배우입니다. 한 나라의 위엄 있는 군주의 모습과 그 안에 숨겨진 아버지의 모습을 정말 잘 표현해 주었습니다. 40대의 젊은 시절부터 80대 노인의 모습까지. 다양한 연령대를 자연스럽게 잘 표현하는 배우 송강호가 자랑스럽습니다.
비운의 사도세자, 유아인
영조가 41세에 낳은 아들입니다. 본명은 '이선'입니다. 어린 시절에 아버지 영조의 사랑을 받고 싶은 마음에 다방면으로 노력하지만 항상 야단만 맞고 자랍니다. 무예와 예술에 관심이 많고, 자유로운 성격의 그는 영조와는 다릅니다. 과도한 기대는 그만큼의 실망으로 바뀌게 됩니다. 어느 날 영조는, 세자가 성인이 되었으니 왕위를 물려받으라고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합니다. '사도세자(유아인)'를 훈련시키기 위함입니다. 대리청정을 하고, 영조는 세자의 뒤에서 일거수 일투족을 간섭합니다. 영조는 세자가 결정하는 모든 것이 트집을 잡습니다. 결정하기 전에 세자가 먼저 물어보면, 제대로 하는 것이 없다며 야단을 칩니다. 이렇게 세월이 흐르고 이들의 관계는 점점 균열이 생깁니다. '사도세자(유아인)'은 부정적으로 자신을 대하는 아버지가 두려워집니다. 대립이 길어지자 영조와 사도세자의 감정은 회복될 수 없을 만큼 대립합니다. 급기야 사도세자는 극심한 정신병에 시달리게 됩니다. 의복을 입는 것 자체가 아버지와의 만남을 떠오르게 합니다. 때문에 옷을 입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생깁니다. 사도세자는 의대증을 앓게 됩니다. 그 정도가 어찌나 극심한지, 옷시중을 들던 내관을 헤치는 사태까지 가게 됩니다. 이 장면에서 광기에 가득 찬 배우 유아인의 연기가 돋보입니다. 울분과 두려움이 가득 찬 눈빛과 표정. 지금 생각해도 명장면이라고 생각합니다. 궁 안에서는 이것을 계기로 세자를 폐위시키려고 합니다. '사도세자(유아인)'은 역모의 누명을 쓰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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